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2024년 4월 22~30일까지
체코 프라하로 가족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꿈같았던 즐거운 기억을 공유하고자 계속해서 써본다.
(50대 중년 아빠의 프라하 여행기 1 - 핀에어 경유항공권 바로가기)
(프라하 여행기 2 - 공항버스 내리고 타는 곳 / 현지인 맛집 Pivnice U Jary 바로가기)
(프라하 여행기 3 - 프라하 시내의 대중교통 / 과일사기 좋은 청과물시장 Hala 22 바로가기)
(프라하 여행기 4 - 하벨시장과 커피숍 Cafe cafe /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 식당 바로가기)
(프라하 여행기 5 - 레넌 벽과 까를교 야경 구경 팁 / 꼴레뇨 맛집 Pork's 바로가기)
(프라하 여행기 6 - 동화같은 마을 체스키 크롬로프 / Flix 버스 예약, 타고 내리는 곳 바로가기)
여행 4일차는 시내를 둘러보면서 천천히 프라하성을
다시 가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을 처음 계획할때부터 잡은 컨셉이
여유있게 천천히 무리하지 말고 분위기를 즐기자 였다.
일주일동안 체스키 크롬로프와 코젤 맥주공장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프라하에만 있으면서 도시 자체를 즐겨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이 날은 처음부터 시내를 천천히 돌아다니되
전날까지 열심히 다녔으니 조금은 여유있게 다니기로 했다.
호텔 근처의 트램 정류장에서 24시간 승차권을 구매해서
멀지 않지만 바츨라프 광장 부근까지 트램을 타고 이동해서
거기서부터 시내(구시가 광장)방향으로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갔다.
Vaclavske namesti 역에서 내려서 하벨시장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아담하고 조용한 공원이 나온다.
지도를 보니 프란티스칸스카 공원인데, 작은 미로공원도 있고
한쪽으로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활기차다.
공원에서 북쪽으로 살짝 나왔는데,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공원 부근이 현지인들이 사는 주거지라면
담벼락을 하나 사이에 두고는 관광객들이 북적대는
시내가 펼쳐져있다.
여행 처음부터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으로 마그넷을
사려고 했는데, 마땅한 것을 찾지 못하다가 하벨 시장에서
천문 시계탑 방향으로 가는 골목에 있는 작은 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서 하나 샀다.
이날은 금요일이었는데, 오전까지는 시내에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천천히 걸어서 천문시계탑에 도착했다.
시계탑에서는 매 시간마다 시계에 설치된 작은 인형들이
펼치는 퍼포먼스가 있다고 해서 20분 전 쯤에 도착했는데,
이때부터 어디선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50분쯤 되니 시계탑 주변은 사람들로 빽빽하게 들어찼다.들어
프라하에 와서 본 가장 많은 인파였다.
11시 정시가 되어서 작은 공연을 시작했는데,
이건 정말 작아도 너무 작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볼 일인가 싶다. 그냥 목각인형 몇개가 들락날락하면서
빙글빙글 돌고 닭 인형이 나왔다 들어가고 하는게 거의 다이다.
멀리서 봐서 잘 못본것 아니냐고?
아니다 시계탑 바로 앞에서 동영상 까지 찍으면서 봤는데,
어이가 없어서 동영상도 지워버렸다.
혹시라도 프라하에서 천문 시계탑 공연 못보신 분들
실망하실 필요 없을 것 같다.
여튼 공연 후에 광장 한쪽에 있는 성당을 살짝 들어가보고
이번에는 버스와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트램을 타고 스트라호프 수도원으로 올라갔다.
전전날 프라하성의 뷰포인트에서 본 것보다 수도원의
숨겨진 뷰포인트가 훨씬 멋있어서 한번 더 보기 위해
수도원부터 올라가기로 한 것이다.
멋진 풍경을 다시 한번 만끽하고 프라하성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날씨도 더 맑고 해가 나서 프라하성 입장권을 사서
스테인드 글라스가 유명한 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해가 밝게 비치니 스테인드 글라스가 멋지게 비췄는데,
방향에 따라 세밀하게 만들어놓은 스테인드 글라스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성당 천장의 웅장함도 대단했는데, 그 시절 일반 시민들이
성당에 들어오면 느꼈을 압도감이 생각났다.
좀 재미있는 것은 상당 옆에 있는 옛 궁전에 있는
왕이 앉아있던 자리가 있었는데, 너무 소박하고 수수해서
그 시대에 왕보다도 교회 권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성당을 둘러보고 황금소로라고 불리는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다. 여기도 입장권을 내야 들어갈 수 있는데,
필자는 성당과 옛 궁전, 황금소로 등을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구매해서 들어가볼 수 있었다.
황금소로는 옛날에 궁수들이 살던 집들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윗층에는 갑옷과 투구, 창 등을 전시하고 있고
반지하의 아래층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있다.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시대별로 모아놓은 갑옷들이
한번쯤을 둘러볼 만 했다.
프라하성에서 내려와 간단히 이른 저녁을 먹고
미리 예약해놓은 발레를 보기 위해서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프라하에서 뭔가 문화적 체험을
해보고 싶어서 찾아보았는데, 오페라는 체코어로 할 것같아서
언어적 장벽이 훨씬 덜한 발레를 찾아보았는데,
저렴한 가격에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수준높은 발레공연을
볼 수 있다길래 몇개 남지 않은 좋은 자리를 예약해 놓았었다.
발코니 맨 앞의 제일 좋은 자리였는데, 3명에 3870코루나
(1인당 약 77,000원)이었는데, 현장에 가보니 무대가 아주
잘 보이는 맨 앞자리였다.
우리가 본 공연은 발레 '신데렐라'였는데, 스토리는 아는
내용이었지만,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무대 구성이 흥미로웠고
발레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기 전에 공부해본 기초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보면 꽤나 수준 높은 공연이 아니었나 한다.
발레 공연은 옷을 차려입는 드레스업이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하는 수준인데, 우리는 여행중이라 정장까지 입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져간 옷 중에 가장 깔끔해보이는 옷으로 입고 갔는데
체코 분들중 상당수는 드레스와 슈트로 멋을 내고 오는
분위기였다.
공연 중간에 쉬는 시간에는 별도의 연회장에서 다과를
즐길수 있는 시간도 있어서 정장으로 입고 가는 것이
더 좋을것같다.
파리나 런던에 가서 공연을 보고 오는 분들이 많은데,
비슷한 수준의(물론 필자가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지는 않다)
공연을 저렴하게 보고 싶다면 동유럽에서의 공연 관람
기회를 놓지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공연이 끝나고 9시가 넘어서 트램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이 날도 느낀 것이 프라하는 다른 서유럽의
대도시에 비해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다.
물론, 타지에서 저녁에 돌아다니는 것이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프라하에서 저녁에 돌아다니면서 보면
가끔씩 아이들도 놀고 있고 젊은 여자들도 많이 돌아다니면서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면 꽤나 안전하게 느껴진다.
일주일 다녀와서 체코를 많이 알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미국이나 서유럽, 동남아보다 훨씬 안전하게 느껴졌다.
다음 글에서는 필자 가족들에게 가장 재미있었던
Farmer's Saturday Market과 경치 좋은 비셰흐라드,
그리고 코젤 맥주공장 투어를 소개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