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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휠체어와 함께 에버랜드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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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아이들이 어렸을때

에버랜드에 몇번 갔었지만, 아이들이 다 큰 이후에는

한동안 갈 일이 없었다.

비용도 적지 않게 들지만 아이들은 친구들과 다녀오고

우리도 귀찮음에 비해서 다른 놀거리나 여행다닐 곳이

많아서 가지 않았다.

나중에 손주들이 생기면 손주들과 함께 갈 일이 있겠지만 말이다.

여튼, 이번에는 지인 찬스로 좋은 조건으로 입장권을 구매해

다녀왔는데, 다행히 춥던 날씨도 좀 나아지고 흐리지도 않아서

사진 찍기도 좋았던 것 같다.

 

 

필자의 아들내미는 중증 뇌병변 장애로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이번에도 휠체어를 밀고 다녀왔는데, 강서구인 필자의

집에서 대중교통으로는 너무 멀어서 차로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8시 쫌 넘어서 출발했는데, 다행히 길은 많이 막히지 않았다.

에버랜드에 도착하니 9시 40분쯤 되었는데

정문 바로 앞의 유료주차장은 만차라고 표시되어있어서 

제 1 무료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아직은 빈 자리가 많이 있었고

셔틀버스 타는 곳 바로 앞에 장애인 주차구역은 거의 비어있었다.

 

 

개장시간인 10시는 아직 안되었지만, 주차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나 셔틀버스를 타는 사람은 많이 있었는데

휠체어와 함께 줄을 서있다가 안내 직원에게 휠체어용

경사로가 있는지 물어보니 준비해주었다.

분리형 경사로였는데, 안내 직원이 잘 준비해주어서

셔틀버스에 오르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나중에 끝나고 나올때도 같은 방법으로 경사로를 이용했다.

 

 

 

 

 

유료주차장은 입구 바로 앞에 있으므로 차에서 내려서

바로 휠체어로 들어가면 되지만, 제 1, 2, 3 무료 주차장에서는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데 안내 직원에게 경사로를 부탁하면

친절하게 준비해준다.

 

 

제 1 주차장에서 정문까지는 셔틀로 5분도 안 걸린다.

필자는 사전에 입장권을 구매해서 QR을 보여주고 입장했다.

입장하자마자 왼쪽 편에 있는 화장실부터 들렸다.

남녀 따로 장애인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었고

화장실 맞은 편에 에버랜드 전체 화장실 위치 지도도

있어서 만약을 위해서 사진을 찍어놓았다.

사전에 장애인 탑승예약제가 있다는 말을 들어서

이를 신청하기 위해 손님상담실을 찾았다.

 

 

손님상담실은 정문에서 1~200m 정도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Bao Haus 뒷편에 있다.

손님상담실로 들어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데

앞에 2명의 대기자가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온 분들 중에도 휠체어를 타고 와서 

장애인 탑승예약제를 신청하기 위한 분들로 보였다.

우리 차례가 되어서 장애인 복지카드를 보여주었는데

아들내미가 혼자 서거나 앉을 수 있는지, 손잡이 등을

잡을 수 있는지 등 몇가지 신체적 장애 정도를 물어보고

장애의 정도에 따라 에버랜드 자체적인 기준의

등급을 말해준다.

이 등급에 따라 탈 수 있는 어트랙션의 종류가 달라지고

그 범위 안에서 장애인 탑승예약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필자의 아들내미는 P21 등급을 받았는데

탈 수 있는 어트랙션이 많지는 않았다. ㅎㅎ

 

 

그래도 해당되는 것이라도 알차게 즐겨야지.

참, 장애인 탑승예약제 신청을 하면 종이로 할 수도 있고

에버랜드 어플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필자는 어플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종이로 하면 해당 어트랙션에 가서 탑승 예약을 하고

변경할때도 다시 가서 변경해야 하는데, 걸어가다보면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다시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어플이 훨씬 편리하다.

또한, 어플에서 예약 완료라고 되어있어도 장애인 탑승예약제로는

예약이 가능하므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몇개 안되는 것 중에 필자의 가족은 제일 먼저 

사파리 월드로 향했다.

차로 동물을 보는 것 중에 맹수를 보는 것이 사파리월드고

기린, 코뿔소 등을 보는 것이 로스트 밸리이다.

받자마자 신청한 사파리월드 탑승시간에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중간에 츄러스를 사서 먹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더니

탑승 시간이 되었다.

탑승하려는데 휠체어에 탄 채로 탑승이 안되고

휠체어에서 내려서 안고 들어가 의자에 앉혀야 하는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이건 로스트 밸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장애인 탑승예약제까지는 나름 좋았는데, 필자의 아들내미와 같이

잠깐도 걸을 수 없고 의자에 혼자 앉지도 못하는

장애인의 경우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었다.

필자는 좀 힘들게 의자에 앉혀서 투어 내내 필자가 양팔로

잡고 앉아서 무사히 볼 수는 있었지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에버랜드 관계자 누군가 보신다면 조금 더 투자해서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의 의자 한칸 정도는 접이식으로

개조해서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할 수 있도록 배려를 부탁드린다.

샘플은 시내에 다니는 저상버스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트랙션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노력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서

기분이 상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더.

어트랙션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탈 수 있지만

곤돌라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현장에 가면 Q Pass 창구로

들어가면 기다리지 않고 탑승할 수 있다.

탑승할때 곤돌라 운행을 잠깐 멈추고 탑승하기 때문에

위험하지도 않고 안전하게 탑승이 가능하다.

 

 

그래도 십여년 전에 갔던 에버랜드에 비하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좋아졌다고 느낀다.

하지만, 십여년 전에 일본이나 홍콩의 디즈니랜드 특히

일본의 디즈니랜드에서 느꼈던 체계적으로 구성된

배려는 아직은 조금 부족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십여년 전에도 일본 디즈니랜드에는 휠체어를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총을 쏘면서 이동하는 놀이기구가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장애인에 대한 혜택이 특권이어서는 안되겠지만,

비장애인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배려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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