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작년(2023년) 연말에 속초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12월 29일 ~ 31일간 2박 3일의 일정이었는데,
금요일인 첫날 아침일찍 서울을 출발하니
아직 고속도로가 막히기 전이라 강서구에서
가평휴게소까지 한시간 남짓 걸려서 도착했다.
가평휴게소에서 잣 호두과자를 사먹고 좀 길게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좀 길게 쉰 이유는 아점으로 먹기로 한 식당
오픈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는데
그 식당이 바로 맛깔칼국수이다.
사실 필자는 몇년전까지도 장칼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좋아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뭔가 성의없는 음식이라 생각해서
먹어보지를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칼국수에
고추장으로 국물을 낸게 좀 그렇다는 선입견이 있었던것같다.
그런데, 몇년 전에 강릉에서 동일장칼국수를 먹어보고는
얼마나 한심한 착각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동해안 쪽에서 강릉이나 속초쪽을 갈때는
항상 동일장칼국수를 들러서 맨 처음 식사를 하고
일정을 시작하고는 했다.
근데, 이번 일정은 속초에서만 머무르기로 했기때문에
강릉까지 가기는 좀 멀어서 속초에서 찾은 장칼국수집이
바로 맛깔칼국수였다.
휴게소에서 천천히 출발했지만, 그래도 식당 앞에 도착하니
아직 오픈시간(10시) 전이어서 식당앞에 주차를 하고
기다려서 들어갔다.
식당 입구에는 두세개의 계단이 있어서
휠체어를 살짝 들어서 들어가야만 했는데,
이제 막 문을 연 식당에서 홀 담당 직원분이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잠깐만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식당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식탁에 앉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우리 일행에게 '휠체어에서 내려 의자에 앉을수 없냐'고 묻더니
안된다고 하자 곤란하다는 듯한 뉘앙스로
살짝 불쾌한 듯이 주방안의 다른 분에게
상황을 상의하고 있었다.
아마도 계단이 있는 식당이라서 휠체어 이용자가
처음 와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당황한것같은데,
우리 가족의 입장에서는 휠체어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충분한데
저런 반응은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다행히 주방에 있던 분이 한쪽으로 앉으라고 안내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리에 앉자 밑반찬과 함께 작은 대접에 보리밥을
내어주었다.
애피타이저 성격인것같은데, 보리밥이 입안에서
탱글탱글 씹히는 것이 낯설지만 괜찮은 식감이었다.
우리 가족은 해물장칼국수, 해물칼국수, 손칼국수, 들깨칼국수를
주문했는데, 한 그릇의 양이 무척이나 많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들깨칼국수가 월등히 맛있다.
그렇다고 장칼국수나 해물칼국수가 맛없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장칼국수가 좀 칼칼하기는 한데,
웬만한 유명 장칼국수집 못지 않다.
해물칼국수도 해물이 듬뿍 들어가고
전체적으로 면발이 부드럽고 국물도 진국이다.
근데, 들깨칼국수는 필자가 지금까지 먹어본
들깨칼국수 중에 단연 으뜸이다.
이건 우리 가족 모두가 강력하게 동의했다.
국물도 완전 진국이고 들깨향이 엄청나다.
들깨칼국수 먹으로 속초에 따로 와도 되겠다고 할 정도이다.
여기에 더불어 맛깔칼국수는 전체적으로
가격도 아주 착하다.
2023년말 기준으로 손칼국수, 해물칼국수가 7천원,
해물장칼국수, 해물칼국수, 들깨칼국수가 8천원이다.
처음 말한 보리밥도 준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입구에 계단이 두세개 있어서
휠체어로 접근이 좀 어려운 것인데,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처음 홀 담당 직원분의 태도는 본인도 당황스러워서
그런 것 같고, 강원도분들 특유의 무뚝뚝함이 배어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 나중에 보니 츤데레마냥 나름 친절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듯했다.
속초에 여행간다면 장칼국수를 먹으러,
무엇보다도 들깨칼국수를 먹기 위해서 꼭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에 가면 휠체어에 좀 익숙해져서
더 원만하게 대응해주시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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