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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한양 도성의 각자성석 - 조선시대의 공사 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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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무식을 마치고 출장을 갔다가 남산에 올라갈 일이 있어서

점심 후에 여유 시간에 남산 성곽 옆을 산책하고 있는데,

전에 못보고 지나쳤던 표지판이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표지판에는 '한양도성의 각자성석'이라고 써있는데, 이게 도대체

무엇일까?

 

영문으로는 Inscribed Stone in Hanyangdoseong, Seoul City Wall

이라고 써있다.

그대로 이해해보면 '한양 도성의 벽에 글씨가 써져있는 성벽돌' 

정도로 생각이 된다.   (漢陽 都城 刻字城石)

 

 

글의 내용은 감역판관 최유원 일백오십척(監役判官 崔有遠

一百五十尺).

설명을 써보면, '태조 5년(1396년) 한양도성을 처음 축성했을때

감역관(공사의 실무 관료)을 임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도성이 완공된 후 성돌에 새겨넣은 것으로 오늘날 

'공사 실명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축성 공사를 담당했던 옛 군부대, 지역, 담당자,

일시 등을 기록한 성들이 아직도 한양도성 곳곳에 남아있다.

이러한 축성의 흔적과 기록은 도성의 역사성을 나타내주며

도성 관리의 철저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렇다. 조선시대에 시행되었던 공사 실명제였던 것이다.

 

한양도성은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지키기 위해

세워진 성으로 1396년에 착공하여 약 6개월만에 완성되었다.

당시 전국에서 약 20만명의 인원이 동원되었으며 총 길이

약 18km의 성벽이 건설되었다.   4대문과 8개의 보루, 그리고

여러개의 치소가 있다.

현재 한양도성은 일부 구간이 훼손되거나 소실되었지만

각자성석은 여전히 남아있어 조선시대의 건축기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각자성석으로는 

'경상도 개도', '전라도 개도', '강원도 개도' 등이 있다.

한양도성 각자성석은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2012년

11월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었다.

 

표지석 / 준공석

 

각자성석을 보니 요즘에도 빌딩 등 건물을 짓고나면

준공시에 준공석이나 표지석을 설치하는게 생각난다.

건축물 표지석은 주로 건축물의 준공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ㅇ 준공기록

   건축물의 준공 날짜,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의 정보를

포함한다.   건축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높이고 참여한

전문가와 기관에 대한 책임과 인정을 목적으로 한다.   

각자성석의 수록 내용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ㅇ 역사적 가치

   건축물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축물이 노후되거나 철거될 수

있지만, 표지석은 남아있어 건축물의 역사를 후세에

전할 수도 있다.   각자성석이 지금 남아있으면서

우리에게 주는 가치와 같다.

ㅇ 정보 제공

   건축물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의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표지석을 통해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ㅇ 장식적 요소

   건축물의 외관을 꾸미는 장식적 요소로도 활용된다.

특히 역사적이거나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건축물의 경우

표지석을 통해 그 가치를 더욱 강조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을 볼때 우리 선조들이 특히 조선시대에

기록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에

각자성석을 보니 현대사회 못지 않게 조선시대에도

책임과 인정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조상들의 지혜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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