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아들내미는 뇌병변장애가 있어서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구로에 있는 구로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라는 시설에
주중 주간에 다니고 있다.
비전센터에서는 장애인들의 즐거운 생활과 기능개선을 위해
휠체어에 탄 채로 할 수 있는 게임기 등을 설치해서
여가시간에 즐기기도 한다.
비장애인과 똑같이 장애인들도 그들의 능력에 맞게
게임 등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하니 당연한 일 일것이다.
오늘은 이런 장애인들의 욕구를 모아모아서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에서 주최하는
제 1회 짱짱 e게임대회에 다녀왔다.
'하나금융나눔재단배'라고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금융나눔재단에서 후원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e 스포츠의 세계적인 강국이지만,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e 스포츠는 아직 너무도 생소할 것이다.
이런 대회도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증의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비장애인과 달리
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뇌병변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한 게임 보조기기를 적용한 게임 대회이다.
게임 보조기기란 마우스나 조이스틱 등을 조작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스위치(커다란 버튼)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게임 종목은 마리오카트와 스위치 볼링인데
두 종목 모두 스위치를 이용한 게임이다.
구로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에서 개최된 대회는
처음 개최된 대회이고 중증장애인들이 이런 게임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10여명의 선수만 참여했지만,
모두 특수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고 보호자가 1~2명씩은
같이 참여했기때문에 자원봉사 등의 진행요원까지 해서
센터 1, 2층이 무척이나 북적였다.
항상 비전센터를 많이 지원해주고 있는 구로구의회의
김철수 의원도 현장에 와서 격려해주고 유관기관 등의
많은 분들도 오셔서 축하해주었다.
내빈 소개 등 개회식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게임이 진행되었는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도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흐믓하기도 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필자의 아들내미도 두 종목 모두 참가했는데,
관람객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선수들 모두 어깨가 들썩들썩하면서 기분좋아하는 모습에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마리오카트 종목에는 6명의 선수가, 스위치 볼링 종목에는
10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토너먼트 형식의 경기를 치뤄서
1~3등까지 순위를 정했지만, 사실상 참가선수 모두가
우승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았다.
필자의 아들내미는 두 종목 모두 순위안에 들기는 했다 ㅎㅎ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내미를 20년 넘게 키우고 있는
아빠이지만, 오늘 대회를 보면서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전혀 다르지 않은 욕구를 가지고 있고 신체적 정신적 한계는 있지만
각각의 능력에 맞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껴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가정에서 부모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회에서 제도적으로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은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증 장애인들에게 이런 기회가 지금까지는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그리 쉽게 많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이런 기회가 많아지고
한명이라도 더 많은 장애인이, 더 많은 비장애인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장애속에 갖혀있는 그들의
희망이 조금은 더 커질거라고 기대해본다.
'장애인 인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애인이 불안한 서울장애인콜택시 - 민간위탁운영의 심각한 문제점 (0) | 2024.12.19 |
---|---|
장애인 주차구역 과태료 총정리 (0) | 2024.11.24 |
한아름 호텔 방문 (0) | 2024.11.01 |
22대 국회의원 선거 거소투표용 투표용지와 선거공보 수령, 투표 진행 (0) | 2024.04.03 |
거소투표를 신청하다 - 제 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거소투표 대상 및 절차 (0) | 2024.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