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장애인분과 함께 하는 회의 모임에 갔었는데
그 분이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오셨다고 하길래
요즘은 장애인 콜택시 잡기가 괜찮으시냐고 여쭸더니
대뜸 '요즘 장콜(장애인 콜택시) 기사님들 봉사정신이
영 아니예요' 하시는 거다.
아니, 장애인 콜택시는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한
필수적인 수단인데, 거기서 봉사정신이 부족하다고?
ㅇ 서울 장애인 콜택시 연혁
서울 장애인 콜택시는 2002년에 발대식을 시작으로 2003년
100대로 처음 운행을 개시했다. 처음에는 모든 장애인을
이용 대상으로 하였으나 이동이 정말 어려운 장애인에게
우선권을 주기 위해서 2005년부터 심한 장애를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조정하였다.
이후 단계적으로 운행 대수를 늘리면서 2015년에는 이용 대상을
조금 더 확대하였다.
ㅇ 차량 현황
지금은 총 699대의 장애인 콜택시와 다인승 버스 등을 운행하고 있다.
- 슬로프 장애인 콜택시 : 692대
- 다인승 미니버스 (리프트 장착) : 4대
- 서울 장애인 버스 (대형) : 3대
- 개인택시 : 30대
ㅇ 운영체계
콜 접수 -> 배차 -> 서비스 (출발지 -> 목적지 이동, 도착)
- 콜 접수 : 이용시민이 전화/문자 (1588-4388)
. 이용 시민이 전화/문자 (1588-4388)
. 인터넷 또는 앱을 통해 차량 신청
- 배차 : 자동배차 차량 연결
. 이용시민에게 차량연결정보 안내 (문자 + 카카오톡)
. 운전자에게 탑승자 정보 제공 (네비게이션)
- 서비스 (운행)
차량이 이용시민 출발지로 이동 -> 탑승 -> 목적지까지 운행
ㅇ 관련 근거
- 장애인복지법 제 23조 (편의시설)
-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 103조 제 5호
-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서울 장애인 콜택시는 그 운영 근거가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위 조례의 목적은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에 대한 접근성 및 교통안전을 보장함으로써 교통약자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있다.
그렇다. 교통약자의 '접근성과 교통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편리함과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왜일까?
이런 상화의 시작은 2023년 12월 장애인 법인 특장택시를
시범운영하면서부터이다.
서울시는 2023년 법인 특장택시 30대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했고 2024년 7월 60대로 확대했다.
그래서 서울 장애인 콜택시가 총 725대가 되었다.
이는 이동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법인 택시회사의
자원을 활용하여 늘어나는 장애인 이동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택시회사가 어려우니 그 자원(기사님)을 이용하여 장애인
콜택시를 확대한다는 명분이다.
택시회사는 휠체어 이용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개조된
자동차를 구매하고 서울시가 운행대가를 지원하는 형태이다.
기존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영하면서 콜택시를 증차하려면
예산 확보, 운전자 채용, 차고지 확보 등의 부담이 있었으나
법인 특장차량을 통한 증차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도 법인 특장택시를 통해 증차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뜻도 밝혔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장애인 콜택시 홈페이지의 민원 게시판에서 그 문제점을
찾아봤다.
삼*운수에서 운행하는 법인 특장차량 장애인 콜택시를
타본 어느 장애인 분의 글을 읽어봤다.
1. 휠체어에 대한 이해도 부재
우선 탑승 준비부터 휠체어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휠체어 앞바퀴만 슬쩍 걸고 뒷바퀴는 고정작업도
없이 주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휠체어에 탄 채로 차량이 이동할 경우에 휠체어 브레이크만으로
고정이 안되는건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휠체어 탑승
차량에는 네 방향에서 고정할 수 있는 고정고리와 벨트가
장착되어 있다. 그런데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분이
이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이 형식적으로만 고정시켜
탑승 장애인 분이 심각한 안전상의 위협을 느낀 것이다.
2. 소통 불가
휠체어 고정에 대해 말을 하려고 했으나 대답이 없다가
나중에야 겨우 대답을 했지만 휠체어 고리 체결법도 모르고
다른 승객도 이렇게 대충 고정시켜 운행했다고 한다.
장애인의 경우 일반인보다 훨씬 의사소통이 어려운게
당연한 일이고, 장애 유형에 따라 그 어려움이 더 클수도
있고 대응 방식도 더 세심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정도의 교육이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휠체어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나 서비스 정신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3. 하차시 문제
운행 종료시 네비게이션이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서
부근에 내려주려고 한 것 같다. 비장애인이라면 부근에
내려줘도 잠깐 걸으면 되겠지만, 장애인의 경우에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하차까지 도와줘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적지에 턱이 있어 휠체어가 이동하기
어려운지까지 살펴서 도와줘야 하는 것이 장애인 콜택시
운행자의 몫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비장애인만 상대했던 택시기사님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수 있을 것이다.
사안들이 모두 장애와 휠체어 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
물론, 택시기사님중에도 장애인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배려하려고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기간 비장애인만 상대해서 운송업을
하던 분들이 장애인에 대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처음부터 이 분들은 장애인에 대해 서비스하려는 목적으로
직업을 택한 분들이 아니기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시에서는 운행실적이 줄어드는 택시회사도 살려주고
장애인 콜택시 확충에 대한 어려움도 택시회사에 떠넘겨
예산만 지원해주니 꿩먹고 알먹고라고 할지 모르지만,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장애인 콜택시는 택시회사에 돈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시작한 것도 아니다.
장애인의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편의를 위해서 시작한 것이다.
예산은 편하게 쓰는 것이 그 효용을 다하는 것이 아니고
본래의 목적을 충실하게 달성할때 그 쓰임이 제대로 되는
것이다.
장애인 콜택시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효율성이나 택시회사의
수익구조 개선이 아니라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권이다.
아이들 급식비를 아까워하던 시장님이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까지 배아파하는 것은 아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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