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얼마전부터
카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를 선생복종으로 바꾸었다.
필자의 인생 모토는 “즐거운 인생, 행복한 생활”이다.
이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 천주교에서 죽음을 뜻하는
선종이라는 말이 선생복종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알고
그 뜻이 좋아 잊지 않으려고 쓰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임종 때에 병자성사를 받아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일을
'착하게 살고 복되게 생을 마친다'는 뜻으로 선생복종(善生福終)이라 한다.
이를 줄여서 선종이라고 한다.
'선생복종'은 이탈리아 출신의 선교사 로벨 리가
1652년 베이징(北京)에서 간행한 한문 교리서
'선생복종정로(善生福終正路)'에 들어 있는 말이다.
'선생복종정로'는 일상 생활에서 교리의 가르침에 따라
착하게 살다가 복되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이다.
미처 고해성사나 병자성사를 하지 못했더라도
갑자기 사고나 질병으로 죽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죽더라도
보통은 선종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의식이 있는 상태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여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명백하게 선종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자살을 했을 경우이다. 자살한 신자는 선종했다고 표현하지 않으며,
장례미사도 지낼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음을 뜻하는 다른 표현은 어떤게 있을까?
흔히 쓰이는 여러 가지 표현의 의미를 알아보자.
ㅇ 선종(善終) : 카톨릭에서 대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것
ㅇ 별세(別世) : 세상을 하직한다. 일반적으로 윗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사용
ㅇ 타계(他界) : 다른 세계로 감. 어른이나 귀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사용
ㅇ 영면(永眠) : 영원히 잠들다.
ㅇ 작고(作故) : 고인이 되었다.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
ㅇ 승하(昇遐) : 임금이 세상을 떠남
ㅇ 서거(逝去) : 죽어서 세상을 떠남.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
ㅇ 열반(涅槃) : 불교에서 일체의 번뇌에서 해탈한 경지. 석가나 고승의 죽음을 이름
ㅇ 입적(入寂) : 불교에서 수도승의 죽음을 이르는 말
ㅇ 소천(召天) :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개신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
ㅇ 운명(殞命) :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
ㅇ 불귀(不歸)의 객이 되었다 :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ㅇ 붕어(崩御) : 임금이 세상을 떠남
일반적으로 “서거”는 대통령 등의 정치지도자나 종교 지도자, 위대한 예술가 등
사회적 영향이 큰 사람에게 사용한다.
“별세”는 윗사람에게 가장 많이 쓰이고
“타계”는 사회적 지명도가 있지만, “서거”를 쓸 정도는 아닌 경우 사용한다.
필자는 세례를 받고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성당에 거의 가지 않는
냉담 중이라 천주교 신자라고 말하기도 쑥스럽지만
선생복종이라는 말의 의미가 너무 마음에 와 닿는다.
일생을 선하게 살고 죽을 때 복되게 죽는다면
얼마나 축복받은 만족스러운 인생이겠는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피할수 없이 한번은 맞이하는 죽음이라면
선생복종(善生福終)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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