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필자의 회사만 쉬는 날이었다.
50대 중년 아빠인 필자가 이런 좋은 날 집에 있기는
너무 아까워 가족들과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신발도 살 겸, 가산디지털단지 부근의 아울렛에 가기로 했다.
간략히 아울렛 전적을 얘기하면
마리오아울렛 바로 옆의 월드메르디앙 지하
구내식당에서 간단하지만 맛있게 점심을 먹고
마리오아울렛 지하에서 신발을 세개나 샀다.
다음 일정은 전부터 한번 가보고싶던 대림동 차이나타운.
얼마전 TV 예능프로그램 "사장님귀는 당나귀귀"에
나와서 특이한 음식들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지만
서울 시내에서 이국적인 문화를 볼 수 있을것같아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다.
물론, 전에 양갈비 먹으러 저녁에 한번 가본 적은 있지만
양갈비만 먹고 대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나온지라
시장은 전혀 구경도 못했다.
어제는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쇼핑과 점심을 마치고
산책 겸해서 대림역까지 걸어갔다.
3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다행히 날씨가 춥지는 않아서
산책하기 나쁘지 않았다.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네이버지도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손쉽게 찾으려면 대림역 7호선 12번 출구로 가면 된다.
대림역 12번 출구로 나가면 이런 길이 있고
골목 안으로 살짝 들어가면 약간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사실 대림역 부근에만 와도 간판에 절반 정도는 중국식 간자체 한자가 써져있다.
한글반 중국어 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골목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큰 항아리를 세워놓은
군고구마 장사가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면 인터넷에서 유명한 꽈배기집이 보인다.
나중에 나오면서 사먹어봐야겠다.
걸어 들어가는 길 양쪽으로 온갖 음식들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처음본 음식들과 식재료들, 과일들이 죽 펼쳐져있는 것이
마치 중국 어느 도시의 시장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못보았던 엄지보다도 훨씬 큰 마른 대추,
삶은 계란 튀김, 깸(우리나라에서는 개암이라고 부르는 견과류)..
우리나라에서 전혀 볼수 없는 식재료나 음식도 있지만
우리나라하고 형태가 약간은 다른, 특히 좀 커다란 식재료들이 많다.
따뜻한 곳에서 키워서 그런가?
중국식 분식을 파는 가게도 많다.
여기저기서 볼 수있는 찹쌀순대는 대창으로 만들었는지
우리나라의 순대보다 훨씬 두껍고
입쌀밴새라는게 많은데, 입쌀이 멥쌀을 얘기하는 것같고
밴새는 고기만두라고 생각하면 될것같다.
이번에는 먹어보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요즘은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두리안을 살 수있지만,
대림동에서는 유독 열대과일들을 많이 판다.
작두콩이나 여주같은 중국에서 많이 쓰는 식재료들도 많이 파는데
특이한건 무게의 단위를 근으로 쓴다는것이다.
중국분들에게 익숙한 단위인 것같다.
본격적으로 특이한 음식들도 많이 판다.
TV 예능 프로그램인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에 나왔던 식재료들이 많다.
우선 오리의 대가리(머리), 목, 혀(위쪽 사진 아래쪽 줄같은 것 있는 것이다.),
돼지의 혀(아래쪽 사진 왼쪽 아래), 코, 꼬리(사진에서 코 윗쪽) 등
보기에도 낯선 음식들이 많다.
처음 봐선 뭔지도 모르는 것들도 많다.
전혀 모른 상태에서 잘라놓고 먹으면 모르겠지만,
외관을 보고는 먹겠다는 시도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중국 분들의 다양한 식문화에 놀라울 따름이다.
시장 한편에서는 개고기를 통째로 삶아놓고 파는 곳도 있었는데
사진이 약간은 혐오스러울 수 있어서 싣지 않았다.
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처음 봤던 꽈배기를 사먹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천성왕꽈배기에서 팥빵과 팥소마화(팥이 들어간 왕 꽈배기)를 골랐다.
우선 팥빵은 아주 쫀득한 살이 보통의 빵과 달랐고
겉모양은 두꺼운 호떡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호떡보다 기름이 훨씬 적었고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었다.
안에 팥소가 적지 않게 들었는데, 달지 않아서 좋았다.
팥소마화는 아주 큰 꽈배기 모양인데, 속에 팥소가 들어있다.
살때부터 식어있었는데도 겉은 아주 바삭하고
역시 팥소가 달지 않아서 괜찮았다.
두가지 모두 기대보다도 훨씬 맛있었고 양도 아주 많았다.
필자 기준으로는 둘중 하나만 먹어도 한끼가 충분할 정도였다.
팥빵은 절반정도 남아서 집에 가져와서 먹었는데도
쫄깃함이 그대로이고 맛있게 먹었다.
대림동은 영화 등에서 조금은 무섭게 묘사되어서
조심스러운 기분도 들었지만, 낮에 가서인지 그런 분위기는
거의 없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 볼법한 조금은 지저분해보이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고
지나다니는 분들도 한국보다는 중국이라는 느낌이 많아서
낯설은 것은 사실이었다.
밤에는 조금 무서울지 모르겠지만, 낮에는 나쁘지만은 않았다.
가까운 서울에서 지하철타고 외국다녀온 기분을 낼때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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