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거의 20년만에 방문한 영등포 양념갈비 노포 맛집 부일숯불갈비

반응형

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요즘 연말이라 유난히 약속이 많다.

비상 계엄령에, 탄핵에 세상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야 하기에 연말이 되면 보고싶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엊그제는 퇴직한 선배 몇분을 모시고 저녁을 했는데, 모두

한때 직장의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분들이다.

같이 근무하던 시절이 벌써 20여년 전인데, 지금까지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자주 모이는건 아니고 1년에 한두번 정도 모이는데 모임 장소는

총무인 필자가 정하기때문에 주로 필자가 좋아하는 메뉴로

정해기지 마련이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때 근무지가 여의도였기때문에 그때의

모임 장소는 주로 영등포가 많았는데, 그 중 제일 많이 가던

식당이 바로 부일숯불갈비였다.

부일숯불갈비는 영등포의 식당이 밀집한 먹자골목 쪽에 

있는게 아니고 모텔이 많은 골목 안쪽에 위치해있는데

영등포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10분 정도 걸린다.

 

 

 

 

 

예약하기전에 혹시나 하고 함 찾아보니 여기가 서울의

3대 돼지갈비집이라고 소개되어있다.

평일 저녁에도 예약하기 어렵고 웨이팅이 2시간씩 된다고

하는데, 20여년 전에는 웨이팅이 하나도 없었는데..

여튼 그때도 맛있고 장소가 넓어서 자주 다녔는데,

부일숯불갈비가 생긴지 벌써 33년이 된 노포라고 한다.

다행히도 필자는 2주 정도 전에 10명을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부일숯불갈비는 외관부터 노포 느낌이 팍팍 난다.

건물도 아주 오래되었고 누가 봐도 '오래된 집입니다.'하는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1층은 식탁으로 되어있는 자리가 있고

좁은 계단으로 2층으로 올라가면 양쪽으로 좌식의 단체석이

있는 꽤나 큰 식당이다.

 

 

20년 전에는 얼마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은

돼지갈비 1인분(300g)에 19,000원으로 된장찌개, 주류를

제외하면 단일메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앉아서 주문을 하자마자 반찬이 나오는데 쌈채소와

감자샐러드, 간장게장, 고추 된장무침, 상추 겉저리,

양파 장아찌 등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다

20년 전과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쌈채소도 신선하고 반찬들도 깔끔하다.

반찬들은 셀프바에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정년퇴직하신 선배님들을 모시고 하는 식사라서

막내인 필자가 왔다갔다하느라 살짝 피곤했다.

 

 

 

 

 

부일숯불갈비는 이름그대로 숯불에 굽는데 숯 상태도

꽤 괜찮아보인다.   필자는 음식에 까다롭지는 않은데

고기를 구울때 숯에 따라 맛이 좌우되는건 사실이라 생각한다.

 

 

조금 기다리니 드디어 돼지갈비와 구이용 새송이

버섯이 나온다.

부일숯불갈비의 좋은 점은 잔기술을 부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예전과 변함이 없다.   물론 고기의 질이

바탕을 깔아주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이제 고기를 구워야하는데, 여기서 서빙해주시는

이모님께서 주의사항을 알려주신다.

나중에 보니 벽에도 써있던데, 고기를 13~15초 간격으로

자주 뒤집어주라는 것이었다.
얇은 고기는 이런 방식으로 6번 정도, 두꺼운 고기는

8번 정도 뒤집으면서 구우면 맛있다고 한다.

이렇게 구워지면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굴리듯이

구워주면 맛있는 돼지갈비가 된다.

 

 

알려주신대로 잘 구워보니 정말 부드럽고 맛있는

돼지갈비가 완성되었다.

고기를 굽고 나니 서빙 이모님께서 불판 밑과

불판 위에 얇게 썬 무를 넣어주셨다.

불판 밑의 무는 화력을 적당하게 조절하는 

용도이고 불판 위의 무는 다 익은 고기를 

올려놓는 용도였다.

예전에는 이런거 없었는데, 좋은 방법을 개발하셨다. 

 

 

고기를 굽는 동안 나온 된장찌개는 두부와 

얇은 고기가 듬뿍 들었는데, 이건 오히려 

20년전보다 더 맛있어졌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 아쉬워서 공기밥을 시켜서

된장찌개와 먹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밥 한공기를

뚝딱 먹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맛이었다.

 

 

 

 

돼지갈비를 거의 다 먹어가는걸 보시고는 

묻지도 않았는데 돼지껍데기를 서비스로 

가져다 주셨다.

오랫만에 온 단골에 대한 서비스인줄 알았더니

모든 손님에게 주는 서비스였던거다.

 

깔끔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지금은 나름 유명한 맛집이 되었지만, 필자에게는

추억의 맛집으로 기억되는 영등포 부일숯불갈비

몇년 후에 선배님들과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