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행정기본법 개정에 따라 2023년 6월 28일부터
“행정에 관한 나이는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라고
공표하였다. (행정기본법 제 7조)
공식적으로 만 나이 시행을 발표한 것이다.
왜 6월 말일도 아니고, 6월 28일에 시행하지?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건 법률 공표 후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6개월의 과도기간을 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나이가 한 살 줄어들게 된다고 즐거운 농담을 하는
분들도 있고 헛갈린데 왜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
그럼, 도대체 왜 바꾸는 것이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나이세는 법은 세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연 나이”이다.
많이 쓰지는 않지만 태어난 출생일을 0살로 시작하여 매년 1월 1일이 되면
한 살이 더해진다.
두 번째는 “만 나이”이다.
태어난 출생일을 0살로 시작하여 매년 출생일이 되면 한 살이 더해지는 것이다.
세 번째로 “세는 나이”, 흔히 “한국 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태어난 출생일에 1살로 시작하여 매년 1월 1일이 되면
한 살이 더해지는 방식이다.
세가지 방식을 비교해보면 2023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2023년 1월 1일 기준 | 2022년 12월 31일생 |
연 나이 | 1세 |
만 나이 | 0세 1일 |
세는 나이(한국 나이) | 2세 |
이렇게 만 나이와 세는 나이에 2살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럼, 그동안 세는 나이를 썼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를 세는 단위는 '세'와 '살'을 쓰는데 '살'은
주로 나이가 30살 미만으로 어리거나 비격식적인 표현에 쓰인다.
세는나이냐 만 나이냐에 따라 '세'와 '살'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돌'은 항상 만 나이의 단위로만 쓴다.
대한민국에서는 민법상 만 나이가 공식적인 나이로 인정되지만
민간에서 통상적으로 나이를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세는 나이를
지칭했기 때문에 그 동안 혼선이 있었던 것이다.
“세는 나이”는 본래 대한민국(남한), 북한,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등
동아시아 전체에서 역사적으로 사용했던 나이 셈법이지만
각국이 차츰 서양식 만 나이로 전환해 대한민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법률 및 민간에서 세는 나이는 자취를 감췄다.
21세기에도 민간에서 세는 나이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남한)이 유일하다.
흔히 새해 첫날에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는다고 하는 나이가
바로 이 세는 나이이다. 한국의 일부 법률과 언론에서는
행정 편의를 위해 세는나이와 만 나이의 중간 정도로 호환되는
연 나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세는 나이” 방식은 중화권에서 건너온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중화권의 범주안에 있던 중국, 한국(남북한), 일본, 몽골, 만주, 베트남
등지에서 사용했었다.
태어나자마자 1살로 시작하는 방식이 중화권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아시아의 이란, 튀르키예, 키프로스 등에서도 태어나자마자
1살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다음 새해가 되면 1살이 더해지는
방식이 아니라, “만나이 + 1”의 방식으로 나이를 센다.
“세는 나이”의 의미를 태아 시기의 생명을 존중해서 한 살을 더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고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고대 동아시아권에서 0(zero)의 개념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현재(2023년 2월 6일 기준) 세는 나이를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북한은 1986년 만 나이를 사용하라는 김일성의 지시 이후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고 중국은 1912년 태양력을 도입하면서 만 나이를 도입했지만
실제 생활에서 바뀐 것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이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이후 1873년 태양력을 도입하면서 만 나이를 썼으나
공식화한 것은 1902년 법령으로 공식화하였고 1950년 새 법률을 제정해서
만 나이 사용을 장려하였다.
만 나이로 통일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여러 가지 사회적 혼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학교 입학, 군 입대, 각종 시험 등의 지원 연령 등에서
나이의 기준에 혼선이 없어질 것이다.
실제 노사 단체협약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이 만 나이인지
세는 나이인지에 대해 법적 분쟁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시행 초기에는 약간의 헛갈림이 있을 수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6월부터 한 살 젊어진다고도 하지만
그 동안 “빠른 몇 살”등으로 얘기했던 관계가 정리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6년 여론조사에서 만 나이로 통일하는 것에 대해
찬반이 팽팽했던 것과 달리, 얼마전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86% 이상이 만 나이 통일에 찬성했다고 하니
해프닝 정도로 끝날 것으로 생각된다.
50대 중년 아빠 개인적으로도 만 나이로 통일에 찬성하는
편이고 앞으로는 “난 빠른 85라서 몇학번이야.” 등의
헛갈림 없이 간단하고 명료한 나이 계산법이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궁금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GS 혜자도시락 - 혜자로운 집밥 체험기 (0) | 2023.03.01 |
---|---|
50대 중년 아빠의 궁금증, 안개와 미세먼지 (0) | 2023.02.11 |
50대 중년 아빠의 궁금증, 나이별 별칭 (2) | 2023.02.03 |
24절기 중 첫번째 - 입춘(立春) 유래와 의미 (0) | 2023.01.31 |
얼어붙은 날씨, 언제가 가장 추웠을까? (0) | 2023.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