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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핸드폰을 잃어버리다 - 비자발적 디지털 디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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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아빠인 필자, 오늘 아침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9호선을 타고 노량진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는 도중에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의 틈으로 핸드폰이 쏙하고 빠져버린 것이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문에 살짝 걸리면서 떨어진건데, 어찌나 자연스럽게 떨어지던지 필자의 눈에는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보였다.

황당했지만 불행중 다행이랄까 어디에도 닿지 않고 떨어졌으니 열차에 깔리지도 않고 무사히(?)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순간 드는 생각이 '망했다...'

위기의 순간에 오히려 침착해지는 필자의 장점이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한다.

머리속에 문제점과 해결책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ㅇ 우선 폰을 찾아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 역무실로 가봐야겠다.

ㅇ 오늘 손목닥터 포인트는 못받겠네?

   > 이건 어쩔수 없네, 하루치 포인트는 포기해야지.. 오늘은 열심히 걷지 않아도 되겠네..

ㅇ 기후동행카드로 찍은 지하철 요금은 어떻게 하지?
   > 지갑에 있는 알뜰교통카드로 대체하면 되겠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역무실로 가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역무실로 찾아갔는데, 여기(지하 1층)는 9호선 역무실이라 1호선 역무실(2층)로 가야한다고 한다.

필자는 처음 안 사실인데, 환승역에는 각 호선마다 역무실이 따로 있는 것같다.

1~8호선하고 9호선하고 운용사가 달라서 그럴수도 있는 것같다.

1호선 역무실로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하니, 열차 운행시간에는 찾을 수 없고 새벽에 열차가 끊어지고 나서야 꺼낼수 있다고 한다.  연락처와 폰 형태를 남기고 내일 같은 시간에 찾으러 온다고 얘기하고 나와 그대로 출근을 계속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느라 허비한 15분 늦게 평소와 같이 서울역부터 걸어서 출근하면서 생각하니 하루동안 비자발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하게 생겼다.

출퇴근하면서 혹은 출장가는 차안에서 듣던 유투브도 못듣게 될 것이고 몇걸음이나 걸었나 체크하던 손목닥터도 못할 것이다.

무선이어폰이 있지만 무용지물이고 당연히 노래도 못듣는다.

제일 생각났던 것이 아침 알람인데, 이건 집에 있는 태블릿으로 대체해야 할 것같다.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생기게 된 24시간동안의 비자발적 디톡스가 필자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어떤 불편함을 줄지 아주 조금은 걱정도 되지만 걱정보다는 의외로 기대가 더 크다.

내일 비자발적 디톡스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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