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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산소카페 청송 여행 - 휠체어와 함께 간 츤데레 맛집 신촌꽃돌식당 / 편안한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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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 아빠인 필자는 지난 주말(2024.02.23~25) 가족들과 경상북도 청송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주위 분들에게 청송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청송에는 볼게 뭐 있어요?', '청송으로도 여행을 가세요?', '경상도 음식은 맛있는게 별로 없죠?'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사실 필자도 청송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주왕산 말고 별로 볼게 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고, 경상도로 그것도 비교적 한산한 청송에서는 음식에 대한 기대는 살짝 접어놓은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행을 다녀오고 보니 청송은 주왕산 이외에 유명 관광지가 없기는 하지만, 주왕산 자체도 너무 멋있었고 사람이 많이 없어서인지 공기도 아주 좋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산소카페 청송여행 - 주왕산과 산채비빔밥 / 좋은식당 바로가기)

 

숙소로 잡았던 소노벨 청송도 깨끗하고 친절했고 소노벨 청송 지하에 있는 솔샘온천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깨끗하고 물도 괜찮아서 필자의 가족들은 만족했다.   특히 솔샘온천은 휠체어 사용자 등 장애인도 이용하는데 편리하도록 여러가지 배려를 하고 있어서 더 마음이 편해졌다.

(산소카페 청송여행 - 휠체어와 함께 한 맛집과 관광지, 숙소 - 소노벨 청송 바로가기)

 

 

 

청송 여행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했던 한우가 듬뿍 든 청하누탕과 국밥이 맘에 들었던 청하누와 화려하지 않지만 근엄하고 옛스러운 위엄을 지녔던 송소고택도 기억에 남는다.

(산소카페 청송여행 - 휠체어와 함께 한 청송 맛집 청하누 / 옛스러운 멋의 송소고택 바로가기)

 

이번에는 청송여행의 마지막 글로 필자의 가족들 기준 청송 최고의 맛집인 츤데레 식당 신촌약수 꽃돌식당과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던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청송은 솔샘온천 뿐 아니라 약수가 유명하고 풍부하다.

제일 유명한 약수는 달기약수인데,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인지 약수가 나오는 곳의 돌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있었다.

달기약수 부근에는 다른 관광지나 산과 마찬가지로 닭백숙 식당들이 많은데, 청송은 특이하게도 닭불백숙이라고 닭백숙과 함께 닭고기로 만든 떡갈비를 함께 파는 곳들이었다.

 

 

 

달기약수 다음으로 유명한 청송의 약수가 신촌약수이다.

신촌약수 부근에도 닭백숙 식당들이 많은데, 여행가기 전에 검색을 통해 식당을 찾아보았다.

최종 선택한 식당의 기준은 

ㅇ 닭백숙 맛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고

ㅇ 휠체어가 들어가야 하므로 식당 내부가 좁지 않고 공간이 넓을것

ㅇ 후기에 상추와 깻잎이 신선하다는 평

 

이렇게 해서 선택한 식당은 '신촌 꽃돌식당'이었다.

 

청송 신촌꽃돌식당

 

주차장 한쪽에는 신촌약수 원탕이라고 써있는 약수터가 있었다.

같이 간 장모님과 한잔씩 먹어보니 설탕을 뺀 사이다맛이다.

나중에 알게된 건데, 신촌약수는 위장병, 피부병, 부인병 등에 좋고

리튬이 함유되어 있는데 리튬은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치매예방에 좋다고 하니 장모님은 생수병을 싹 비워서 한병 가득 담아가지고 왔다 ㅎㅎ

 

약수를 맛보고 나서 휠체어를 밀고 식당으로 들어가니 남자 사장님이 살짝 당황하면서

휠체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처해하시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여자 사장님(두분은 부부이신 듯)이 나서면서 이쪽 넓은 자리로 가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우리 일행이 5명이어서 이것저것 맛보고 싶어서 닭불백숙 4인분과 닭날개봉 구이 1인분을

주문했다.    닭불백숙은 닭떡갈비와 닭백숙이 함께 나오는 메뉴라서 나는 아들내미와 

닭백숙을 나눠먹을 심산이었다.

 

 

 

잠시 후 정말 싱싱한 상추와 깻잎과 함께 닭떡갈비가 나왔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 기름기가 많지도 않고 붉은 색깔이지만 많이 맵지도 않고 상추에 싸먹으니 참 맛있다.

운전만 아니면 쏘맥 한잔 하고 싶은 맛이다.

 

매운걸 잘 못드시는 장모님도 맛있다고 잘 드신다.

숯불에 구운 듯한 닭날개봉 구이도 나왔는데, 이것도 딱 술안주다.

이 두가지에 공기밥과 쏘맥 한잔만 있어도 만족스러울만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닭백숙이 나왔는데, 녹두가 듬뿍 들어가서 구수한 백숙이 아주 별미이다.

근데, 우리는 닭불백숙 4인분을 주문했는데 남자 사장님이 백숙 5그릇을 가지고 오신다.

4인분만 주문했다고 말씀드리자 퉁명스러운 말투로 '저 사람도 먹어야지' 하시는거다.

이 아저씨 완전 츤데레 스타일이다. ㅎㅎ

청송의 속깊은 정을 느끼면서도 속으로 웃음이 나와서 참느라 혼났다.

 

 

 

닭불백숙으로 주문하니 양이 엄청 많아서 가족들 모두 너무 배부르다고 했지만,

녹두백숙이 너무 맛있고 정이 고마워서 도저히 남길수가 없었다.

 

딸내미도 집사람도 배부르다면서도 이런 몸보신 음식을 버릴수는 없다고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청송이 조금만 가까우면 한달에 한번씩은 와서 먹고 싶은 맛이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여자 사장님이 '자주 오세요. 환자(아들내미)한테 백숙이 참 좋은 음식이예요.' 하시는데

장사를 하려는 마음보다는 정말 몸보신 음식을 해주고 싶은 할머니 마음이 느껴졌다.

 

 

 

청송 여행가서 닭불백숙은 한번쯤은 꼭 먹어보는 게 좋을 것 같고

청송 가신다면 신촌꽃돌식당 강력 추천한다.

다만, 후유증이 좀 있다.   필자는 2박 3일 청송 여행을 다녀오고 2kg이 쪄버렸다.

 

주왕산을 다녀와서 닭불백숙을 먹으러 가기 전에 시간도 좀 보내고 몸도 쉴겸 잠시 카페에 들렸다.

참고로 청송에는 유명브랜드 커피숍은 거의 없다.   주왕산 입구에 있는 이디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저런 이유로 다른 커피숍을 찾아봤는데, 폐교 한쪽을 이용해서 만든 카페가 있어서 그리로 가기로 했다.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은 남관생활문화센터/남관미디어아트홀 바로 옆에 있는데, 폐교를 이용해서 문화센터와 카페를 만든 형태였다.

남관생활문화센터는 (구)대전초등학교 건물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목인 남관 화백의 작품 및 소장품을 전시하여 지역 문화관광을 자원화하고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남관화백은 청송군 부남면 구천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남관문화센터 뒷편에 자리한 학교종이 땡땡땡은 화려하지 않고 규모가 아주 큰 것도 아니지만, 청송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고 편안하고 포근한 자리가 특징이다.

필자는 청송사과요거트스무디를 먹었는데 사과향이 듬뿍 나서 상큼하고 좋았다.

입구에서 파는 수제쌀강정도 고소하고 독특한 맛으로 차와 함께 먹는 재미가 있었다.

 

 

 

지금까지 4번에 걸쳐서 '산소카페 청송여행'에 대해 적었는데, 

청송 여행은 편안하고 맛있는 여행이었다.

주위 분들이 한결같이 말하는게 경상도 음식이 그리 맛있지는 않다고들 하는데

여행 전까지 우리 가족도 같은 의견이었으나, 이번 여행이 그 생각을 싹 바꾸어놓았다.

최소한 청송에서는 맛있게 먹을 식당이 세군데 이상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화려한 관광지보다 구경거리가 더 많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계절마다 아름다운 주왕산과 츤데레 스타일의 속정이 깊은 청송 사람들이

청송 여행을 충분히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서울에서 조금 멀기는 하지만, 편안하고 맛있는 청송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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